서론
의료기술의 발달, 기대여명의 증가로 전세계적으로 노인 인구의 비율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이에 노인 인구의 건강한 노화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으며, 허약(frailty), 근감소증(sarcopenia) 등 노인의 기능 수준 유지와 관련된 지표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Asian Working Group of Sarcopenia (AWGS)에서 2019년 제시한 알고리즘에 따르면[1], 근감소증은 근육량(muscle mass)의 감소와 근육의 강도(muscle strength) 또는 신체 수행 능력(physical performance)이 기준치보다 낮은 지를 고려하여 평가하는데[2], 근육량의 감소는 일차적으로 주요한 항목으로 나타났다. 근감소증은 노인의 사망위험을 높이고, 장애를 유발하는 요인임이 다수의 연구를 통해 확인되었으며[3,4], 노인의 기능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 근감소증의 예방이 필수적이다.
근감소증의 진단 시 근육량은 사지의 근육량을 이용하여 평가한다. 근육량의 측정을 위한 방법으로 자기공명영상장치와 전산단층촬영을 통한 평가, 이중에너지 X선 흡수계측법(dual energy X-ray absorptiometry, DXA), 생체전기임피던스 측정기법(bioelectrical impedence analysis, BIA) 등이 있다[5]. 자기공명영상장치와 전산단층촬영 방법은 가장 정확도가 높지만 비용이나 방사선 노출의 문제가 있는 반면, 생체전기임피던스 측정기법은 측정이 간편하며 지역사회 현장에서도 활용이 가능하여 유용하다[5]. AWGS에서도 생체전기임피던스 측정기법을 근감소증 평가를 위한 방법 중 하나로 채택하고 있으며, 사지의 근육량의 합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 남성은 7.0 kg/m2, 여성은 5.7kg/m2 미만인 경우 근육량이 감소한 것으로 평가한다[1].
근감소증의 예방 및 개선을 위해서는 위험요인을 고려한 개입이 필요하다. 근감소증의 대표적인 영향요인으로 신체활동, 영양상태(단백질, 비타민D 섭취 등), 흡연, 음주 등이 보고된 바 있다[4]. 한편 근육량 감소의 발생 기전, 영향 요인에서 성별에 따른 차이도 보고되고 있다[6,7]. 여성의 경우 폐경으로 인해 에스트로겐 감소와 같은 호르몬 변화가 발생하는데 이는 근육량과 근력의 감소에도 영향을 미친다[6]. 일본의 노인을 대상으로 근감소증의 영향요인을 분석한 선행연구에서는 남성 노인과 달리 여성 노인에서는 우울이 근감소증의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요인임을 보고하기도 하였다[8]. 즉, 근감소증 영향요인의 분석을 위해서는 성별에 따른 차이를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제9기(2022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분석하여 지역사회 거주 여성 노인의 근육량 감소의 현황을 파악하고, 관련 요인을 도출하고자 하였다. 이를 통해 근감소증 진단 시 중요 요소인 근육량 감소 예방을 위한 전략 개발의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하였다.
연구방법
1. 연구설계
본 연구는 지역사회 거주 여성 노인의 근육량 감소 관련 요인을 규명하기 위하여 횡단면적 조사설계를 이용하였다. 본 연구의 수행을 위해 국민건강영양조사 제9기 1차년도(2022년) 데이터를 활용한 이차자료분석을 시행하였다.
2. 연구대상
국민건강영양조사는 국민건강증진법에 근거하여 매년 시행되는 조사이다[9]. 제9기(2022년) 자료는 인구주택총조사(2019) 자료를 추출틀로 하여 192개 지역에서 확률표본으로 표본을 추출하였다. 국민건강영양조사의 대상자는 만 1세 이상의 가구원이며, 2022년 자료의 총 대상자 수는 6,265명이다. 전체 대상자 중 65세 이상 노인은 1,666명이었으며, 이 중 여성 노인은 921명이었다. 본 연구에서는 65세 이상 여성 노인의 근육량 감소에 대한 분석을 진행하기 위하여 921명의 자료 중 체성분 검사를 통해 근육량 감소를 평가할 수 있는 657명의 자료를 분석에 포함하였다.
3. 연구변수
1) 종속변수
본 연구의 종속변수는 근육량 감소이며, 근육량 감소의 측정을 위한 체성분 검사는 생체전기저항 측정법(Bioimpedence analysis, BIA; Inbody 970으로 측정)을 이용하였다. 검사를 통해 오른팔, 왼팔, 오른다리, 왼다리 등 사지의 근육량(골무기질 제외)을 측정하였으며, 본 연구대상자인 여성 노인의 근육량 감소는 ‘사지근육량의 합/신장2’이 5.7kg/m2 미만인 경우로 하였다[1].
2) 독립변수
(1) 일반적 특성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은 연령, 교육 수준, 경제적 수준, 거주지역, 독거 여부를 포함하였다. 교육수준의 경우 초등학교 졸업 이하, 중학교 졸업, 고등학교 졸업 이상으로 구분하였다. 경제적 수준의 경우 가구의 월 평균 소득을 확인하였으며, 거주지역은 주소지를 기준으로 동과 읍면 지역으로 구분하였다. 독거 여부는 가구원 수를 확인한 문항을 활용하여 1명으로 응답한 경우 혼자 거주하는 것으로 분류하였다.
(2) 건강 관련 특성
건강 관련 특성으로 현재 흡연 여부, 폭음 여부, 근력운동 여부, 적정 유산소 신체활동 실천 여부, 단백질 섭취량, 비타민D 섭취량, 우울 증상을 포함하였다. 흡연 여부는 현재 일반 담배(궐련)를 매일 또는 가끔 피운다고 응답한 경우 흡연하는 것으로, 과거에 피웠으나 현재 피우지 않는 경우와 피운 적이 없는 경우를 흡연하지 않는 것으로 분류하였다. 폭음 여부는 여성의 폭음 기준인 한 번의 술자리에서 5잔 이상의 술을 마시는 때가 있다고 응답한 경우 폭음을 하는 것으로 분류하였다. 근력운동 여부는 1주일에 한 번 이상 근력운동을 한다고 응답한 경우 근력운동을 하는 것으로, 전혀 하지 않는 경우는 하지 않는 것으로 분류하였다. 적정 유산소 신체활동 실천 여부는 1주일에 중강도 신체활동을 2시간 30분 이상 또는 고강도 신체활동을 1시간 15분 이상 또는 중강도와 고강도 신체활동을 섞어서(고강도 1분은 중강도 2분) 각 활동에 상당하는 시간을 실천한 경우 유산소 운동 권장량을 충족하는 것으로, 그렇지 않은 경우 충족하지 않는 것으로 분류하였다. 단백질과 비타민D 섭취량은 개인별 24시간 식품섭취조사를 통해 1일 섭취량을 계산하였다. 우울 증상은 Patient Health Questionnaire-9 (PHQ-9) 도구를 이용하여 측정하였으며, 9개 문항의 점수를 합산한 총점이 높을수록 우울 수준이 높음을 의미한다[10].
4. 자료 분석 방법
자료분석을 위해 SPSS프로그램(IBM SPSS 29.0, IBM, USA)을 사용하였다. 대상자의 근육량 감소 현황, 일반적 및 건강관련 특성의 빈도와 백분율, 평균과 표준편차를 파악하기 위해 복합표본 기술통계를 실시하였다. 대상자의 특성에 따른 근육량 감소의 차이를 분석하기 위해 복합표본 교차분석과 복합표본 일반선형분석을 시행하였다. 마지막으로 대상자의 근육량 감소 관련 요인을 파악하기 위해 복합표본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시행하였다.
연구결과
1. 연구대상자의 근육량 감소 현황
본 연구대상자 657명 중 근육량 감소에 해당하는 대상자는 201명이었으며, 복합표본분석으로 가중치를 적용한 결과 근육량 감소에 해당하는 대상자의 비율은 29.5%로 나타났다.
2. 대상자의 특성
연구대상자의 특성은 (Table 1)과 같았다. 복합표본분석 결과 대상자의 평균 연령은 72.3세로 추정되었으며, 교육수준은 초등학교 졸업 이하가 56.0%, 중학교 졸업이 16.5%, 고등학교 졸업 이상이 27.5%로 나타났다. 건강행위의 경우 현재 흡연중인 대상자가 1.4%, 폭음을 하는 경우가 7.7%, 유산소 신체활동을 실천하는 경우가 34.2%, 근력운동을 주 1회 이상 하는 경우가 16.7%로 나타났다. 단백질 섭취량과 비타민D 섭취량의 평균은 각각 52.1g, 2.3μg이었으며, 우울 점수의 평균은 2.3점(9점 만점)이었다.
3. 대상자의 특성에 따른 근육량 감소의 차이
대상자의 특성에 따른 근육량 감소의 차이를 복합표본 교차분석과 복합표본 일반선형분석으로 분석한 결과는 (Table 2)와 같았다.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난 변수는 연령(t=4.83, p<.001)과 흡연 여부(χ2=8.86, p=.001), 유산소운동 실천 여부(χ2=8.57, p=.008), 단백질 섭취량(t=3.35, p=.001)이었다.
4. 근육량 감소의 관련 요인
근육량 감소와 대상자 특성의 관련성을 분석하기 위해 복합표본 다중 로지스틱 회귀분석한 결과는 (Table 3)와 같았다. 분석에 포함된 다른 변수들의 영향을 통제한 상태에서 근육량 감소에 관련성이 나타난 변수는 연령, 흡연 여부, 단백질 섭취량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근육량 감소의 위험은 연령이 1세 증가할 때 1.07배, 흡연을 하는 경우 10.86배, 단백질 섭취량이 1g 증가할 때 0.99배만큼 증가 또는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의
본 연구는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활용하여 지역사회 거주 여성 노인의 근육량 감소와 관련된 특성을 확인하였다. 본 연구대상자 중 근육량이 AWGS의 체성분 검사 시 여성 근육량 저하의 기준인 5.7kg/m2보다 낮은 경우는 29.5%에 달하였다. 2022년 발표된 메타분석 연구에서 60세 이상 여성 노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통합하여 근육량 감소의 비율을 추정한 결과 27.0%인 것으로 나타나, 본 연구의 여성 노인 근육량 감소의 추정치는 기존 연구와도 유사하였다[11].
주요 분석 결과, 여성 노인의 단백질 섭취량이 많을수록 근육량 감소의 위험이 낮았다. 다수의 연구에서도 본 연구와 유사한 결과가 보고되었으며[12], 이로 인해 근감소증의 예방 및 개선을 위한 대표적 중재로 충분한 단백질의 섭취가 포함되어 있다[13]. 특히 폐경 후 여성의 경우 호르몬 변화로 인해 근육량 감소에 더욱 취약하므로, 충분한 단백질 섭취가 근감소증의 예방에 필수적이라고 하였다[6]. 또한, Lin 등(2021)의 노인 대상 중재연구에서는 충분한 단백질 섭취(1.2-1.5g/kg)를 포함하는 식이 개선 중재를 통해 노인의 근육량 관련 지표, 근력 등이 개선되었음을 보고하였다[14]. 따라서 여성 노인 대상 근육량 감소의 예방 및 개선을 위해서는 단백질 섭취량의 사정과 적정 단백질 섭취를 도모할 수 있는 중재의 제공이 필요하다.
한편 근감소증의 가장 대표적인 중재 요소 중 한 가지가 근력 운동의 실천임에도 본 연구에서는 근력 운동 실천 여부와 근육량 감소의 통계적 유의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Bao 등(2020)은 체계적 문헌고찰과 메타분석을 통해 노인 대상 신체활동 개선 프로그램이 근감소증의 하위 요소인 근육량, 악력, 신체 수행 능력의 개선에 미치는 효과를 제시하였는데, 악력, 신체 수행 능력에서는 유의한 효과가 확인된 반면 근육량의 개선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효과가 없음이 보고되었다[15]. 한편 Kim 등의 연구에서는 운동 중재와 영양 중재를 병합해서 제공한 경우 여성 근감소증 노인의 근육량 개선에 유의한 효과가 있었음을 보고한 바 있어[16], 향후 여성 노인 대상 중재 시 신체활동과 영양 개선을 함께 포함하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다.
흡연 중인 여성 노인의 경우 흡연을 하지 않는 군과 비교하여 근육량 감소의 위험이 높았다. 선행연구에서도 흡연은 근감소증 위험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보고된 바 있다[4,17]. Ajime 등(2021)이 쥐를 대상으로 실험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흡연에 노출된 쥐를 2주간 금연시킨 후 변화를 확인한 결과 근육량의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났다[18]. 따라서 근감소증 여성 노인 대상으로 더욱 적극적인 금연 중재가 제공될 필요가 있다. 한편 본 연구자료에서 현재 흡연중인 대상자의 수가 매우 적었으므로,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여성 노인의 흡연 여부와 근육량 감소와의 관련성을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본 연구의 제한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는 이차자료를 활용한 연구로 기존 자료에 포함된 변수를 분석에 활용하였다는 제한점이 있는데, 특히 근력운동의 경우 일주일에 근력운동을 실천하는 일수에 대한 정보만이 제시되어 근력운동의 강도나 양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었다. 향후 연구에서는 이러한 제한점을 보완하여 여성 노인의 근육량 감소의 영향요인을 추가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본 연구에서는 대상자의 질환 관련 요인을 통제하지 않았다는 제한점이 있다. 향후 연구에서 노인의 질환 관련 요인을 포함한 재분석을 제안한다. 셋째, 본 연구는 횡단면적 설계를 이용한 연구이므로, 본 연구 결과로 종속변수와 독립변수 간의 인과관계를 추정할 수 없다. 향후 종단자료를 활용한 추가 연구를 통해 시간적 선후관계를 고려한 추가 연구를 제안한다.
결론
본 연구는 제 9기(2022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활용하여 지역사회 거주 여성 노인의 근육량 감소의 현황을 제시하고, 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규명하였다. 본 연구의 결과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 중 연령이, 건강관련 특성 중 단백질 섭취량과 흡연 여부가 근육량 감소의 통계적으로 유의한 요인임이 확인되었다. 단백질 섭취량이 낮을수록, 흡연하는 경우, 연령이 증가할수록 근육량 감소의 위험이 높은 결과가 나타났다. 본 연구 결과는 지역사회 거주 여성 노인의 근감소증 예방을 위한 위험 요인의 선별검사나 근육량 개선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의 기초자료로 활용이 가능할 것이다. 향후 본 연구의 결과를 확장하여 여성 노인의 근감소증과 주요 영향요인 간의 인과성을 규명하거나, 중재 개발 및 효과 평가를 위한 연구를 제안한다.